사는 모습(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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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9 #7. 지지부진한 날
2012.01.29 오늘은 주일이야. 잠은 일찍 깼지만 팀원들이 오래 자고 있어서 나도 침대에서 게으름을 피웠어. 근데 배고픈데도 팀원들이 안 일어나서 곤란했어. 여자들은 느긋하더라. 어떤 때에는 시간이 아깝다며 언제 이런 걸 보겠냐며 열심히 돌다가도 시간이 많이 남는데도 그냥 숙소에 머무는 편을 선택하기도 하고. 지금 상황은 후자에 가깝지. 결국 인터넷으로 예배를 드리고 오전부터 1시까지 숙소에 계속 머물러 있어. 다른 데 가고 싶은 맘이 없는 팀원들의 다수결 결정에 공항에 일찍 도착하게 되었어. 6시 반 비행기인데 3시쯤 체크인을 하고 나니 들어와서 할 일이 없어져 버렸어. 팀원들이 쇼핑을 즐기는 동안 나는 상점 앞 의자에 앉아서 자고 있는 사이 팀원들은 사라져버렸네. 이렇게 버림받게 되어버렸어. 자..
2012.01.30 -
2012.01.28 #6. @코펜하겐(København)
2012.01.28 덴마크에서 모든 탐방 일정을 마치고 수도인 코펜하겐으로 돌아왔어. 우리는 덴마크 레지오 담당자에게 많은 대접을 받았지. 심지어 영국에서 남은 돈으로 덴마크 크로네로 환전했는데 그걸 다 못 쓸 뻔했어. 처음 가지고 있던 영국 돈은 한국에서 20만원어치 환전한건데 말이야. 생각해 보니 일주일동안 20만원으로 산 꼴이잖아. 그러니까… 덴마크의 레지오 담당자인 카린에게 너무 감사하고 있는 형편이야. 그 분이 담당하고 있는 센터에 가서 3명이서 개인적으로 세미나도 듣고,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의 창시자인 로리스 말라구찌와 만났던 일에 대해서도 들었었어. 참 진귀한 경험이었을 거 같아. 그 분은 끝까지 우리를 잘 대접해 주었어. 안데르센 박물관도 방문하려 했었는데 내부 리모델링 한다고 닫았더라...
2012.01.29 -
2012.01.27 #5. 비우고, 또 채우고...
2012.01.27 매일 알람을 맞추어 놓아도 알람을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날들이 계속 되고 있어.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나게 되거든. 일어나 보니 덴마크에 첫 눈이 내리고 있었어. 우리를 안내하는 덴마크 레지오 에밀리아의 대장인 카린을 만나 먼 길을 향하게 되었지. 가는 길에 눈이 많이 내렸는데 창 밖을 바라보고 있자니 괜히 감상적이 되었어. 동트지 않은 날씨에 온 천지에 내리는 눈은 세상을 집어 삼키는 거 같았어. 하얀 눈이 내리는데 어두운 것이 더 많이 드러난다는 것이 신기했어. 노트를 꺼내들고 심상을 적어 내려갔는데 그건 부끄러운 거니까 고이 접어두어야지. 카린은 우리를 위해 아침을 준비했어. 빵과 요거트와 따뜻한 홍차 등 엄청나게 푸짐하게 준비했어. 나는 카린에게 너무 고마웠어. 가는 길이 ..
2012.01.28 -
2012.01.26 #4. 너를 이해하는 것
@Nyhavn 2012.01.26 잠을 자고 코펜하겐의 아침을 처음 보게 되었어. 북유럽의 겨울 하늘이 이렇구나… 와… 차가운 공기가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구나. 하고 감탄으로 아침을 시작하게 되었지. 우리의 숙소는 강 바로 옆의 가장 높은 건물이라서 어제 밤 못 본 도시의 정경을 볼 수 있었지. 덴마크의 건물은 무뚝뚝해 보였고, 위압감이 있었어. 영국에서 아기자기하게 주루룩 서 있는 주택가와는 다른 모습이었지. 기후 탓일까, 역사 탓일까, 혹은 이 모든 것이 결정한 민족의 성격 탓일까. 우리는 숙소에서 제공하는 뷔페로 아침을 먹었어. 74KR이었는데 한국 돈으로 따지면 14800원이었지. 아침 치고는 꽤 비쌌어. 하지만 빵과 모닝커피, 그리고 신선한 야채들과 치즈, 살라미, 햄, 프로슈토, 시리얼 등 ..
2012.01.27 -
2012.01.25 #3. 첫 탐방
2012.01.25 오늘 처음으로 탐방한 날이야. 아침 9시에 기관이 있는 근처 역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었지. 우리는 8시 반에 나섰는데 출근시간이라 그런지 지하철에 진입 못하고 사람들이 엄청 기다리고 있는거야. 게다가 그 역에서 나오니 일반 역과는 다르게 나오는 곳이 여러 방향이더라. 이미 친구와의 약속시간이 20분 넘어서 다급하게 친구에게 로밍으로 전화를 했어. 하지만 받질 않고 이걸 어쩌나 하면서 방향을 잡아서 가고 있던 중 전화를 다급하게 하고 있는 친구의 뒷모습을 길 건너편에서 볼 수 있었지. 내가 그 역 이름을 잊을 수가 없어. Elephant & Castle. 하지만 담당자와의 미팅 약속시간은 9시 반이었는데 이미 늦었지. 또 다급하게 담당자에게 연락하니 전화를 안 받아. 여튼 기관을 찾아..
2012.01.26 -
2012.01.24 #2. 비 오는 날
2012.01.24 아침에 가지고 온 음식을 처리하고 싶어서 스팸을 구웠어. 여행갈 때 짐을 나누어 든다면 먹을 것을 가지고 가는 사람이 현명하다는 우화 같은 걸 어릴 때 본 기억이 있어. 먹을 것은 계속 줄어들기 때문에 나중에는 빈손이 된다나??? 하지만 그것도 계속해서 먹어야 한다는 거. 그리고 양이 엄청나면 곤욕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거지. 우리 마음도 무거운 짐이 있다면 그것을 계속해서 줄여나가는 연습을 해야 하지만 그 짐이 엄청나다면 처리할 방법도 보이지 않을 거 같아. 밥을 든든히 먹고 숙소를 나왔더니 비가 오는 거야. 우린 런던피플이 되고자 우산도 안 가지고 빗 속을 걸어갔지. 하지만 나는 어그부츠를 신고 있었어. 나중에 내 어그부츠는 사망했지... 게다가 비는 생각보다 많이 내리는거야. 이..
2012.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