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모습(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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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4 내 안의 무서운 어떤 날 것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다. 대면하려 애써보지만 처음에는 번번히 실패 뿐이다. 대면하기 위해서 때때로 고통, 번민, 분노, 체념, 절망 등이 필요하기도 하다. 조심히 시작해서 자꾸 그려보려고 노력하지만 많이 버려진다. 조금씩 대면하다 보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굉장한 것이다. 그 날 것은 살아가는 과정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의 의지가 존재할 수가 없다. 우리를 매혹시키기도 하고 긴장시키기도 한다. 그와 대면하고 관조하려 한다. 긴장의 연속이다. 대면하면 대면할 수록 앞날에 대해서 뚜렷해진다. 희열은 더욱 커져간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는 나와 연결되어 있다. 그는 나의 생이고 죽음의 모습이다. 그의 다른 이름은 운명이다.
2010.11.24 -
2010.11.19 길냥이
북촌 한옥마을의 오르막길을 걷는데 저 지붕 위에 고양이님께서 산책 중이셔서 급하게 찍으려 했지만 벌써 내려와서 저리 떠나버리신다 교감도 없이 나는 급히 셔터를 누르고 만다 . 인생이 이렇다. 준비도 안 되어 있으면서 좋은 결과물을 얻기는 힘들다. 인생은 들고양이처럼 소리없이 빠르게 지나가는 법.
2010.11.20 -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멋진신세계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일반 지은이 올더스 헉슬리 (문예출판사, 1998년) 상세보기 빅브라더가 나오는 1984를 읽고 나서 멋진신세계를 읽으니 좀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두 소설 다 효율을 위해 통제된 사회를 나타내고 있다. '멋진 신세계'에서는 사람을 복제해 내가면서 계급별로 인간들을 찍어낸다. 그들에게는 유아기부터 세뇌교육을 통해서 감정지배를 당하고, 그것은 성인이 되어서도 생활에 크게 작용한다. 계급별로 나뉘는 것은 태아 때 주입되는 물질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 똑같은 쌍둥이가 한 난자에서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이 세계에서 최고의 가치는 쾌락과 안정이다. 어린 아이들은 섹스게임을 통해 위험한 감정의 거세를 당한다. 여기서 주인공은 태아 때 물질 주입의 실수로 무언가..
2010.11.20 -
요새
계속해서 드는 생각인데... 내 인생. 별 같이 빛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어떤 인생이 값지고 어떤 인생은 볼품없는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지도 의구심이 든다. 자신만을 위해 사는 인생이 아니라면 말이다. 꿈을 꾼다. 늘 그 꿈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기쁨, 환희, 슬픔이 비쳐 나온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 때문에 생활이 바뀌어 어떻게 봤을 때는 자신이 구속당하는 것이지만 그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그런 상대를 만나고, 그렇게 만나서 살고... 살고... 살아가면서. 웃고... 울고... 가끔 집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함께 춤을 추며... 그리하여 60년이 지난 뒤 행복했다고 고백할 수 있는 인생이라면 내 인생 새벽별 같이 빛나는 인생이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2010.11.09 -
빅터 E.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죽음의수용소에서당신이가진최고의,그리고최후의자유는바로선택할수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영미에세이 지은이 빅터 프랭클 (청아출판사, 2005년) 상세보기 이번 학기 정말 잘 수강했다는 생각이 드는 세계명작순례 시간의 지정도서임. 이 수업은 너무 감성적이면서 교훈적이어서 숙대에서 이렇게 들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 어쩌다가 이 책을 사게 되어서 정독하면서 곱씹는 맛으로 읽게 되었는데 참 잘 샀다는 생각이 들었음. 다른 내용과 주제이긴 하지만 임레케르테스의 『운명』과 비슷한 느낌을 받음. 하지만 '운명'은 결국에 운명으로 받아들인다는 내용이지만 이 책의 내용은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고, 자신의 감정과 희망도 선택할 수 있다는 내용임. 이 책은 심리학자가 쓴 책인데, ..
2010.11.02 -
홍상수, <옥희의 영화>
옥희의 영화 감독 홍상수 (2010 / 한국) 출연 이선균,정유미,문성근 상세보기 상영하는 상영관이 얼마 없는 옥희의 영화. 처음 본 곳은 대학로GV에서 봤는데 여운을 즐길 사이도 없이 공연을 보러 뛰쳐 나간 덕에 다시 봐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홍대 상상마당에서 친한 동생과 다시 보게 되었다. 4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영화. 첫 단편은 시간상 가장 마지막이고 결말이다. 하지만 영화가 그리고자 하는 것은 결말이 아닌 과정이고 설명이다. 옥희는 송교수를 사랑하고, 좋아한다. 그들은 감정에 쿵짝을 맞추며 절제하며, 잘 通한다. 진구와 옥희는 서로 좋아한다. 또라이 진구를 옥희는 착하다며 좋아한다. 하지만 진구는 옥희를 좋아하는 것 이상 사랑한다. 송교수와 진구는 옥희에게 고맙다고 한다. 영화의 배경은 늘 ..
2010.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