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17. 12:43ㆍ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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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하는 상영관이 얼마 없는 옥희의 영화.
처음 본 곳은 대학로GV에서 봤는데 여운을 즐길 사이도 없이 공연을 보러 뛰쳐 나간 덕에 다시 봐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홍대 상상마당에서 친한 동생과 다시 보게 되었다.
4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영화.
첫 단편은 시간상 가장 마지막이고 결말이다.
하지만 영화가 그리고자 하는 것은 결말이 아닌 과정이고 설명이다.
옥희는 송교수를 사랑하고, 좋아한다.
그들은 감정에 쿵짝을 맞추며 절제하며, 잘 通한다.
진구와 옥희는 서로 좋아한다.
또라이 진구를 옥희는 착하다며 좋아한다.
하지만 진구는 옥희를 좋아하는 것 이상 사랑한다.
송교수와 진구는 옥희에게 고맙다고 한다.
영화의 배경은 늘 겨울이 된다.
12월말부터 1월 1일.
송교수 개인의 사정, 진구의 개인의 사정, 옥희의 개인의 사정은 내레이션으로 풀어진다.
기억에 남는 것은 <폭설이 내린 후>, 시간강사로 일하는 송교수의 수업에 진구와 옥희와 송교수 셋의 문답.
그리고 낙지집을 나와서 낙지를 게워내고 시원하다 하며 제 길을 가는 송교수의 모습.
흘러가는 시간 속에 진심을 숨기고, 옥희는 선택을 한다.
그 선택은 첫 단편의 모습.
아주아주 추운 겨울, 취한 모습으로 다시 보면 좋을 영화...
나중에 같이 본 동생한테 들었지만 홍상수 영화는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넣는다고 들었다.
그것 때문인가? 처음에 진구가 송교수한테 눈치없게 술자리에서 교수에 대한 안 좋은 소문 얘기를 하는데
교수는 세상에 그런 사람 꼭 있고, 가까이 하면 똥물만 튄다고 멀리하는 거라고 설명을 한다.
그리고 취한 진구는 관객과의 만남에서 그 똥물이 튄다.
어찌 보면 해학적인 장면.
다시 보니까 못 보던 것들이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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