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작가와의 만남
2010. 8. 26. 00:53ㆍ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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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그의 모습은 마흔이 넘었다고 하기에는 젊어보였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저녁이었다.
젊은 감각을 대변하는 작가치고는 너무도 모범적으로 보였지만 어두운 천장의 통유리를 통해 비치는 그의 모습은 나무의 옹이같아 보였다.
머릿결은 윤이 났고, 검은 뿔테 안경, 진하지 않은 파란색 셔츠, 청바지, 그리고 검은 컨버스 신발.
그는 벌써 마흔이 넘었다.
자주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작품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 때 당시에는 그의 내부의 지하실에서 괴물들이 마구마구 튀어나오는 때였다고 한다.
그 표현에는 상당히 공감하였다.
그리고 글을 쓸 때 깊이, 깊이, 그리고 더 깊이 들어간다고 하였다.
그 표현에 고개를 끄덕끄덕 거렸다.
예전에 '포스트잇'을 볼 때는 그가 얼리어댑터 혹은 기계를 많이 좋아하는구나 생각을 했다.
그가 작업을 할 때 고성능 PC를 쓰며, 모니터 2대를 가지고 작업을 하며 여벌의 키보드를 가지고 있다고 할 때는 놀랬다.
작업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상상하던 작가의 이미지와 동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오랫동안 여행을 하면서(혹은 떠돌면서) 우리 삶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그 말에 또 동감을 했다.
나는 김연수씨가 가장 잘 맞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직접 만나본 김영하씨는 참으로 괜찮았다.
참으로 괜찮았다.
읽어본 것 중 '검은 꽃'이 가장 괜찮았는데 그에 대한 얘기를 적게해서 서운하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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