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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스 아일랜드(Harpers Island)
7년전 시애틀 부근의 가상의 작은 섬, 하퍼스 아일랜드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존 웨이크필드에 의해서 벌어진 잊을 수 없는 살인사건. 7년 뒤, 그 섬에서 한 커플의 결혼식이 진행된다. 그 뒤에 일어나는 끔찍한 살인사건들.. 마지막까지 보면 알겠지만 싸이코패스가 한 명 있다.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 하지만 진행이 많이 더디다. 아무래도 드라마이기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영화라면 마구마구 죽였을테니 말이다. 보다보면 어느 정도 범인에 대해서 감을 잡을 수 있다. 드라마에서 의도하는 유력한 용의자들을 당연히 제외하고, 의심을 받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길 바란다. <
2010.09.06 -
무넹기
상수역 1번출구에서 내려서 나온 방향으로 쭉 가다보면 우측으로 무넹기라는 술집?이 보인다. 오늘은 상심할 일도 있고, 늦기 전에 말했으면 하는 일도 있었고(이미 늦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냥 울적해서 홍대를 갔다. 결국 말하고 싶었던 것도 말할 수가 없었고, 딱히 불러내서 같이 술 마실 사람도 생각나지 않았고, 용기도 없었다. 주류점 같은 거라도 눈에 띄였으면 데킬라 한 병이라도 사 가서 혼자 쳐 마셨을텐데 그것조차 보이지 않아서 눈물이 나려 했다.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하는 것도, 자유로움도, 모든 것들이 다 답답하기만 했다. 그냥 이렇게 산다는 것도 눈물이 났다. 무넹기란 지리산에 있는 지명인데 '코재'라는 험한 길을 올라서면 무넹기라는 평탄한 길이 나옵니다.
2010.08.30 -
임성순, 『컨설턴트』
컨설턴트제6회세계문학상당선작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임성순 (은행나무, 2010년) 상세보기 소설의 주인공은 킬링 시나리오를 쓰는 컨설턴트이다. 숨겨진 회사에서는 청부를 의뢰받으면 주인공은 자료를 토대로 완벽한 킬링 시나리오를 쓴다. 죽음 또한 서비스업이 되어버린 것이다. 킬링 시나리오가 회사에 넘겨지게 되면 완벽한 우연을 가장해 목표물을 암살한다. 주인공은 키보드 앞에서 사람을 죽이는 것을 구조조정과 하등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구조조정 컨설턴트라고 소개한다. 베일에 휩싸여 있는 회사를 주인공은 두려워 한다. 회사는 거대자본의 다른 모습이다. 회사의 심벌은 많은 삼각형들이 지탱한 다이아몬드로 표현이 된다. 이 비슷한 심벌은 우리 사회에 수두룩 하다. 그리고 알 수 ..
2010.08.30 -
제주도 2박3일, 둘째날
찜질방에서 자고 새벽 4시에 기상했어요. 성산일출봉에 가서 일출을 보려 했기 때문이에요. 새벽부터 하품을 하며 입장료를 받으시는 아저씨가 우리를 반겼어요. 아침부터 땀 빼며 일출봉을 올라 뜨는 해를 기다렸어요. 하지만 뜨는 해는 보이지 않고 날은 이미 밝았어요. 예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어요. 군대 가기 전에 정동진에서 일출을 보러 친구와 갔다가 물안개에 일출을 못 보고 날 밝은 것만 봤었어요. 이번에는 그 친구의 동생과 함께 왔는데 똑같은 상황이에요. 그냥 왔다는 증명사진만 찍어요. 일출이 유명한 성산일출봉에서 일출을 못 보고 와요. 우리는 근처에 있는 섭지코지로 향했어요. 올인 촬영지로 유명해요. 근데 난 올인을 안 봤어요. 도박하는 드라마인가요? 불건전해요. 아침 일찍 가면 주차비를 안 받아요. 검표..
2010.08.28 -
김영하 작가와의 만남
무슨일이일어났는지는아무도그들에겐무슨일이일어났을까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김영하 (문학동네, 2010년) 상세보기 처음 본 그의 모습은 마흔이 넘었다고 하기에는 젊어보였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저녁이었다. 젊은 감각을 대변하는 작가치고는 너무도 모범적으로 보였지만 어두운 천장의 통유리를 통해 비치는 그의 모습은 나무의 옹이같아 보였다. 머릿결은 윤이 났고, 검은 뿔테 안경, 진하지 않은 파란색 셔츠, 청바지, 그리고 검은 컨버스 신발. 그는 벌써 마흔이 넘었다. 자주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작품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 때 당시에는 그의 내부의 지하실에서 괴물들이 마구마구 튀어나오는 때였다고 한다. 그 표현에는 상당히 공감하였다. 그리..
2010.08.26 -
제주도 2박3일, 첫째날
졸업여행 안 간다고 뺨따구를 후려치던 권력에 바로 굴복하여 간 고등학교 졸업여행 이후, 9년 만에 처음 가는 제주도 여행이에요. 여러 저가 항공사가 등장하여 제주도 여행이 편해졌어요. 우리는 이스타항공을 이용하였어요. 무엇보다 우리는 가난하니까요. 출발하는 날에는 날씨가 좋지 않았어요. 비행기가 뜨자 구름 사이에서 벼락이 치는 걸 창문 밖으로 볼 수 있었어요. '우르릉 쾅쾅~!' 12열의 날개가 붙은 비상구 옆에 앉았는데 비행기 날개가 낭창낭창 거리는 걸 볼 수가 있었어요. 나는 외쳤어요. "이야~ 신난다!!!" 옆에 앉아있던 친구 동생은 멀미가 있는 애라서 안 그래도 하얀 얼굴 창백해져요. 이스타 항공사의 승무원 언니들은 너무도 이뻤어요. 그 중 한 분이 눈에 띄었어요. 비행기를 타기 전에 롯데리아를 ..
2010.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