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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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밥벌이의 지겨움』
밥벌이의지겨움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학 > 사회학일반 > 르뽀/시사/비평 지은이 김훈 (생각의나무, 2003년) 상세보기 이번 주 독서토론모임 선정도서. 이번에 김훈의 신작 을 하려다가 바뀐 적이 있다. 그간 나는 을 다 읽었고, 이어 읽는 김훈의 책이 이것이 되었다. 확실히 소설과 산문은 갈리는 바가 명확한 느낌이지만 김훈 특유의 문장은 다르지 않다. 세태와 독립되어 있는 주제를 가지고 쓴 글을 보면 기분이 좋다. 김훈은 자연을 세밀히 관찰한다. 때묻지 않은 욕망을 관찰한다. 순수한 운동을 관찰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가끔은 문장이 첨예해서 그 끝을 제대로 보기가 쉽지가 않다. 김훈은 본업이 기자였었는데 정치와 이념을 바라보고 쓴 글을 보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부끄럽기 때문이다...
2011.03.14 -
20110314 어떤 이념
지우개는 아마도 필기구에 속할 것이다. 지우는 용도로 쓰는 것인데 쓰는 도구라 한다.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서는 가끔은 비우기도 해야 한다는 것. 잘못된 것은 비우고 채워 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던가. 혹은. 비우는 것도 채워 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우개가 쓰기 위해 존재 하는 것인지, 지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는 중요치 않아 보인다. 이념 또한. 이념은 통합의 기능을 하는 것인지 분리의 기능을 하는 것인지 중요치 않아 보인다.
2011.03.14 -
We No Speak
그녀가 나직한 목소리로 무언가 이야기를 한다. 나는 몽롱한 기분에 현실에서 벗어나 있다. 그녀의 이야기는 귀 언저리를 맴돌기도 하고 스르륵 스며들기도 한다. 그녀는 말을 하고 있고 나는 말을 듣고 있지만서도 말을 듣지 않고 있다. 그녀는 듣는 대상을 두고 말을 하는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 모든 모습을 나는 듣는다. 우리는 소통을 하고 있다. 느낌을 소통하고 분위기를 소통하고 있다. 말에 집중을 할 수록 소통이 단절이 된다. 말에 집중을 할 수록 스스로에게 고백을 하는 꼴이 된다. 누구도 듣는 이가 없다. 우리가 내뱉는 모든 말들은 환경을 규정할 뿐이지 그 사람을 온전히 규정하지 못한다. 말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읊조리는 것이나 다름아닌 꼴이다. 말은 소통의 도구가 아니다.
2011.03.13 -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이기적유전자 카테고리 과학 > 청소년 교양과학 지은이 리처드 도킨스 (을유문화사, 1993년) 상세보기 이번 주 선정도서. 이 책은 대학 새내기 때도 과학분야에 쭈욱 베스트 셀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생물학이 마이너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물리학에 비해서 그 당시에는 인기가 덜 했다. 하지만 바이오 과학분야의 대두로 이 책은 여전히 베스트셀러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유명한 무신론자이다. 게다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유전자가 이기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종교계에서, 특히 가톨릭이나 기독교계 쪽에서 반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반감을 살 수도 있는 내용이 있을 것 같기도 하였다. 하지만 읽어보는 내내 그런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유전자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기저에서 작용하는 것이다. 사실 이 책에서 ..
2011.03.12 -
『Black Swan』
블랙 스완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2010 / 미국) 출연 나탈리 포트만,밀라 쿠니스,뱅상 카셀 상세보기 시작 전 양 쪽에서 오랜만에 만나신 듯한 아주머니 커플들의 수다에 정신이 혼미했지만 영화가 시작되고 끝날 때까지 몰입해서 보시더라. 영화는 그만큼 흡입력이 있었다. 좋은 배우는 관객을 매료시키고 사로잡을 줄 알아야 하듯이 영화 또한 그렇지 않나. 뉴욕 시립 발레단의 니나는 거의 완벽한 테크닉을 구사하는 실력있는 무용수이다. 의 백조 여왕을 뽑는 오디션에서 니나는 자신을 어필하고 싶어한다. 오디션에서 단장은 백조만을 뽑는 거라면 니나를 뽑겠지만 흑조까지 연기를 하려는 무용수를 뽑으려고 한다고 니나에게 말을 해 준다. 백조같은 삶만을 살아온 니나는 단장을 개인적으로 만나 흑조 연기도 할 수 있다면 백조..
2011.03.11 -
아네테 폰 드로스테-힐스호프, 『유대인의 너도밤나무』
작년 2학기 때 수업을 들었던 교수님께서 번역하신 책을 사 둔 지 오래되어서 이제야 읽게 되었다. 책이 얇고 100페이지 가량 되는 책이라 이틀에 걸쳐 짬내서 읽었더니 금방 읽었다. 하지만 그 내용은 가볍지가 않다. 교수님은 이 작가 연구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때문에 지만지 출판사에서 번역 의뢰를 맡긴 것이라 생각을 한다. 이 책을 번역하신 조봉애 교수님은 참 부드러우시고 감수성이 풍부하신 분이시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감하실 줄 아는 분이고 떠올리면 마음이 짠해오는 그런 분이시다. 그리고 책을 출판한 지만지 출판사는 고전 번역을 목표로 하고 있는 출판사인데, 그 취지가 참 밝고 의미있다는 생각을 한다. 각 고전번역본을 초판 300부만 한정인쇄하기 때문에 유명한 작품들은 절..
2011.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