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밥벌이의 지겨움』
2011. 3. 14. 19:05ㆍ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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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독서토론모임 선정도서.
이번에 김훈의 신작 <내 젊은 날의 숲>을 하려다가 바뀐 적이 있다.
그간 나는 <내 젊은 날의 숲>을 다 읽었고, 이어 읽는 김훈의 책이 이것이 되었다.
확실히 소설과 산문은 갈리는 바가 명확한 느낌이지만 김훈 특유의 문장은 다르지 않다.
세태와 독립되어 있는 주제를 가지고 쓴 글을 보면 기분이 좋다. 김훈은 자연을 세밀히 관찰한다.
때묻지 않은 욕망을 관찰한다. 순수한 운동을 관찰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가끔은 문장이 첨예해서 그 끝을 제대로 보기가 쉽지가 않다.
김훈은 본업이 기자였었는데 정치와 이념을 바라보고 쓴 글을 보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부끄럽기 때문이다. 정치가 지저분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서 옳지 않은 길에 휩쓸려 분간치 못함이 지저분한 것이다.
김훈이 사랑을 받는 이유는 수다스럽지 않음일 것이다. 구구절절하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리고 바라보는 시선이 옳곧아서일 것이다. 당연한 가치에 섰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자연스러운 것, 원초적인 것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깨달음을 얻기 때문일 것이다.
김훈은 한국에게는 동해며, 일본에게는 서해가 되는 '동해'에 대한 관점 역시 양쪽을 다 포용한다.
실은 포용이라 표현하는 것도 맞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당연한 것이니 말이다.
'동해'라고 부르는 것은 한국의 기준이 아니고 대륙을 기준으로 했다는 그런 비판은 좀 제껴두는 것이 좋겠다.
김훈의 생에 마지막 글까지 다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모쪼록 응원하고 응원한다.
끝까지 곧게 곧게 밀고 가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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