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 헤이든, 『한 아이』

2011. 3. 19. 00:50


한아이.1아동교육심리학의영원한고전
카테고리 인문 > 특수교육 > 장애치료
지은이 토리 헤이든 (아름드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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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론 학기 개인과제.

아동교육 심리학의 영원한 고전 이라고 소개는 되어있지만 <아이가 달라졌어요>보다 더 감동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프로그램은 본 적 없지만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랑은 교육의 완성이다." 라는 말이 공감되는 책이다. 유아교육을 시작하고 마음 속에 떠오른 이 말은 어디까지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장에서 뛰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세 살 난 남자아이를 나무에 묶고 불을 지른 여섯살의 쉴라.

토리는 정신지체아를 가르치는 특수교육교사이다. 어느 날 그의 반으로 기사에서 봤던 쉴라라는 아이가 들어오게 된다.

어머니에 의해 고속도로에게 버려지고 어머니는 남동생 지미를 데리고 떠났다. 그리고 마약과 알콜 중독자인 아버지에게 늘 학대를 받는 아이, 쉴라.

토리는 쉴라가 어떤 의미에서든 범상치 않고 맡기에 꺼려지는 아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광폭하고 잔인한 행동을 하는 쉴라를 토리는 다루기 힘들어 하지만 끈기를 가지고 기다려준다.

토리선생님에게서 볼 수 있는 것은 끈기와 쉴라의 잘못된 행동의 의도를 보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쉴라가 여느 아이와 다름 없다는 것, 오히려 다른 아이들보다 더 비상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토리는 쉴라를 사랑하고 이해하게 되었고, 그런 토리의 모습에 쉴라는 점점 마음을 연다.

쉴라는 어린왕자에서 여우가 이야기하는 '길들인다는 것'에 대해서 점점 깨닫게 되고, 쉴라와 토리는 그렇게 서로 길들여진다.

하지만 쉴라는 가정에서도 큰 상처를 받은 아이이다. 아버지는 여전히 알콜 중독에 학대를 한다.

토리는 쉴라의 아버지의 모습을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었지만 한 사람의 인간이기에 그렇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한다.

그리고 쉴라가 변화함에 따라 아버지 또한 점점 변화된다. 아버지 또한 상처받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쉴라가 이제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되었는가 싶었는데 출소한 삼촌에게서 성폭행을 당하게 된다.

그 일로 쉴라는 다시 상처를 받지만 토리 선생님의 노력과 스스로의 성숙으로 인해서 금방 회복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쉴라는 일반학교로 진학하면서 토리선생님과 이별하게 되는데 이별 또한 성숙하게 받아들인다.


읽으면서 계속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품어주는 것 외에는 답이 안 나왔다.
쉴라의 파괴적 행동에는 분명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한 것도 자기 위안을 위한 생각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생각지 않고 본성이라고 생각한다면 더 절망적이었을테니까 말이다.

쉴라의 그런 행동 가운데에서도 인정받고 싶어하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모든 인간은 같구나 하는 공통적인 속성을 발견할 수 있었고, 특히 쉴라는 사랑을 못 받고 자랐기 때문에 결핍이 심했고, 작은 인정에도 목말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문제풀이가 틀렸을 때 심하게 자책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머니가 쉴라를 두고 간 것을 자기가 잘못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낮은 자존감을 형성하는 원인 중 하나였던 것 같다.

하나 특이한 것은 학대를 받는 쉴라는 아버지를 옹호한다는 것인데 맞는 것이 아버지의 사랑의 표현이라고 받아들인다는 점이었다. 마치 스톡홀름 증후군 같은 현상을 보는 듯 했는데 혈연관계 가운데는 끊을 수 없는 것이 있어서 아버지가 자신에게 남아있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그렇게 아버지를 옹호하고 진심으로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토리 선생님을 통해 사랑을 받고, 치유된 이후에는 그것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했던 거 같다.
사실 맞는 것에 만성이 되어 보였지만 체벌에 극심한 공포때문에 비정상적인 반응으로 나타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치유가 많이 된 이후에 나타나는 쉴라의 행동 중에는 울음이 있었는데, 쉴라가 우는 것을 보고 정신이 건강해 졌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세 살의 어린 아이에게 불을 지른 여섯 살의 쉴라는 토리 선생님의 사랑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졌다.

그것을 보면서 무엇보다 가장 깊게 느낀 것은 교육의 결국은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을 이해하고 끈기있게 기다려 주는 것은 관심과 사랑일 것이다. 그것이 사람을 치유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에 오히려 밀어내고 좀 더 시간을 견뎌내게 해 주는 것 또한 좋은 교육이라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쉴라는 토리선생님에게 보내는 편지의 말미에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기다려 주었습니다.
  내가 흘린 모든 눈물이 기쁨으로 바뀔 때까지.

이 책을 다 읽고 다시 한 번 확신한 것은 '사랑은 교육의 완성이다.'라는 내 마음 속의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