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2011. 3. 12. 15:15


이기적유전자
카테고리 과학 > 청소년 교양과학
지은이 리처드 도킨스 (을유문화사, 199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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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선정도서.

이 책은 대학 새내기 때도 과학분야에 쭈욱 베스트 셀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생물학이 마이너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물리학에 비해서 그 당시에는 인기가 덜 했다.

하지만 바이오 과학분야의 대두로 이 책은 여전히 베스트셀러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유명한 무신론자이다.

게다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유전자가 이기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종교계에서, 특히 가톨릭이나 기독교계 쪽에서 반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반감을 살 수도 있는 내용이 있을 것 같기도 하였다.

하지만 읽어보는 내내 그런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유전자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기저에서 작용하는 것이다. 사실 이 책에서 인간은 유전자의 생존 기계나 다름 없다고 말하고 있다.

여러 동물의 세계에서의 예를 들어가며 유전자가 얼마나 이기적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심지어 남을 돕는 선한 행동을 할 때에도 그 안에는 유전자의 자기 복제를 위한 이기적인 동기가 발현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읽는 동안 생물학적인 현상과 환경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아왔다. 유전자가 삶을 향유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내 생각의 결론은 이기적 유전자 이론은 생물학적인 부분만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이고 그것이 여러 현상을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일반화 될 수 없으며 삶은 독립적이다라는 것이었다.

토론하는 중에 자유의지에 관해서도 짧게 이야기를 했는데 자유의지라는 게 있다고 생각을 했지만 그 안에서도 이기적 유전자의 동기가 발현 된다는 것은 자유의지가 아니지 않느냐고 누군가가 말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여러 환경의 영향을 받고 살아온 과정 가운데 배운 것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 토대로 선택을 하는 것은 유전자의 이기적 선택의 여지와는 다른 범위라고 말을 했다.

이기적 유전자라는 제목에서의 '이기적'이라는 형용사 표현 또한 정확한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기만을 생각한다는 이야기지만 책에서 설명하는 것은 그것과는 좀 더 다른 나오지 않은 정의를 필요로 한다는 듯한 느낌이었다. 유전자의 근원적 성격인 자기 복제를 위한 몸(생존기계)의 본능은 종족의 보존일 수도, 개체의 보존으로 종족간의 경쟁일 수도 있다. 그것이 이기적이라고 설명된다는 것은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사실 인간 내면에는 이기적 속성이 가득하지 않은가. 종교적으로 말해서 원죄라는 것과 같은 느낌인데, 누구라도 살인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 그와 마찬가지로 성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인간 모두는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오늘 꿈을 꾸었는데 어떤 사기꾼의 집에 있던 나는 그 사기꾼의 타겟이 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근데 그 사기꾼이 꽁쳐둔 현금 2억(꿈이었지만 2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을 훔쳐갈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동생과 연락을 했는데 마침 사기꾼이 집을 비운 사이라 그 돈을 챙겨서 동생과 함께 나왔다. 근데 사기꾼이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동생과 조우를 했고, 동생에게 말을 걸면서 나를 못 보았고, 나는 달아났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혼자 벗어났다. 사기꾼은 돈을 아마 바로 발견했을테고, 그 범인이 나라는 것을 알았을테니 동생을 가만 안 뒀을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돌아가지 않았고, 꿈 속에서도 머리를 굴리며 경찰을 불러서 같이 갈까, 지은 죄가 있으니 그 앞에서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다. 뭐 이따구 생각을 하면서 재수없는 꿈을 꿨다. 결국은 동생의 안전을 버리고 2억을 챙긴 꼴이 되었으니 말이다.

비록 꿈이지만 돈을 챙개치고 동생을 구할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멀쩡히 생각을 다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본능적인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주아주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꿈이었다. 한편으로는 이기적인 속성은 개체에만 작용하면서 혈연을 품을 수가 없다는 것에 살짝 동의하기도 하였다. 혈연을 지켜 보호한다는 것은 결국 유전자의 자기복제한 유전자를 지키기 위함이라던가...
내가 이기적인 것인지 유전자의 본능이 이기적인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결론은 <이기적 유전자>는 리처드 도킨스의 사회생물학적 현상을 어떤 부분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라는 생각을 하였고, 우리의 본능 기저에는 이기적 속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Meme이라는 또 다른 정의를 통해서 우리는 문화적, 혹은 사회적으로도 배우면서 꼭 이기적이지만은 않은 행동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만큼 선한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가끔 정말 이타적인 행동을 사람들이 보면 감동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 이기적 유전자의 본질적 속성이 아닌 아주 특별한 현상이기 때문에 우리가 감동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