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No Speak
2011. 3. 13. 17:39ㆍ일상
그녀가 나직한 목소리로 무언가 이야기를 한다.
나는 몽롱한 기분에 현실에서 벗어나 있다. 그녀의 이야기는 귀 언저리를 맴돌기도 하고 스르륵 스며들기도 한다.
그녀는 말을 하고 있고 나는 말을 듣고 있지만서도 말을 듣지 않고 있다.
그녀는 듣는 대상을 두고 말을 하는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 모든 모습을 나는 듣는다.
우리는 소통을 하고 있다. 느낌을 소통하고 분위기를 소통하고 있다.
말에 집중을 할 수록 소통이 단절이 된다.
말에 집중을 할 수록 스스로에게 고백을 하는 꼴이 된다.
누구도 듣는 이가 없다.
우리가 내뱉는 모든 말들은 환경을 규정할 뿐이지 그 사람을 온전히 규정하지 못한다.
말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읊조리는 것이나 다름아닌 꼴이다.
말은 소통의 도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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