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관, <폴라로이드 작동법>
2010. 12. 31. 20:31ㆍ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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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의 얼굴만을 잡는다.
여자는 남자의 입술 언저리까지밖에 볼 수가 없다.
폴라로이드 작동법을 배운다.
남자의 설명이 귀에 들리지 않는다.
눈을 둘 곳이 없다.
간간히 살짝 눈을 올려 그 사람을 바라본다.
이내 그 시선을 내린다.
슬퍼보이기도 하고 부끄러워 보이기도 한다.
들리지 않는 작동법을 남자는 계속 설명하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간단할 거라는 작동법은 듣지 못 한 여자에게 어렵기만 하다.
결국 필름이 빠져버리는 실수를 저지른다.
여자는 금새 울 듯한 표정이 된다.
남자의 부드러운 힐난에 여자는 위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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