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모드 몽고메리, 『빨간머리 앤』
2011. 5. 15. 00:00ㆍ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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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린 옛날에 이 책을 읽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였던 것 같은데 그 때는 무슨 책이든지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다.
아마도 초등학교가 아니고 국민학교였겠지...
TV도 봤던 것 같은데 내 기억력은 금세 바닥이 나서 오직 빨간머리 앤의 이미지만 떠오를 뿐이다.
부모님은 책을 읽으시는 분이 아니었으니 집에는 수준높은 책이 있을리 만무하였고, 어쩌다가 책이 있을라쳐도 그 책도 내 손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5층 짜리 낡은 아파트에 살 때는 내 방에 벽장이라고 벽이 들어간 곳에 문이 있고 공간이 있어서 그 어두운 곳에서도 책을 읽곤 하였지만
그 안에는 이해 안 가는 잡지들이 가득하였었다.
그 모든 어린 시절은 책 속에서 일어나는 상상의 세계로 가득하였다.
빨간머리 앤은 자연 속에서 상상력이 가득한 아이였다.
그런 빨간머리 앤을 처음 알아봐 준 매슈 아저씨가 있기에 처음에 입양하는 것을 반대했던 마릴라 아주머니도 빨간머리 앤에게 빠지게 된다.
처음 빨간머리 앤을 읽으면서 앤에 대한 생각은 정말 수다스럽다는 생각이었다.
수다에 대해서라면 입이 떼어지면 책의 한 장을 잡아먹기는 수월하였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점점 책을 잡아먹는 범위가 줄어들면서 오히려 그 말의 깊이는 깊어지는 것을 보는 내가 다 뿌듯하기도 하였다.
앤의 강점은 타인에 대한 공감이었다. 그리고 상상력에 있었다. 앤은 주변의 자연 속에서 무한한 상상력을 펼쳤고, 그것은 실제로 앤의 생활에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 앤은 스스로에게 진실하였고, 그것이 앤을 빛나는 이상인 무지개빛 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나는 빛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사람을 분별할 수도 있는데 아직 무지개빛 나는 사람을 보지는 못 하였다.
하지만 바로 전 날 보았던 영화에서도 무지개빛의 사람을 언급했는데 놀랍게도 이 책에서도 그런 사람을 언급하였다.
그것이 내 이해를 도왔고,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무지개빛이 나는 것을 분별하려면 그 사람과 친밀해지고도 그 사람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을 듯 하다.
내가 정의하는 무지개빛 나는 사람이란 이렇다.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만들며, 자신을 더욱 가치있게 느끼게 해 주는 사람이다. 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 사람은 자연스레 빛이 나서 다른 사람도 그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지 않을까.
책을 읽으면서 최근 깊게 빠져 있는 유아교육 덕분인지 교육에 대한 시선이 자연스레 투영되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였다.
아직은 유아교육이라는 것에 깊게 빠져서 떨리는 마음이 가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동화같이 쉽게 읽히면서 교훈도 쉽게 얻을 수 있는 책을 오랜만에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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