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2011. 5. 11. 23:00ㆍ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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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집에 있었던 책이라 이전에 흝어봤었는데 전통적 어머니상의 희생을 그린 책이라고만 기억하고 있었다.
신경숙의 책을 많이 읽었던가 싶었는데 <외딴방>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와는 거리가 먼 작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를 감싸고 있는 살바도르 달리의 점묘화는 한 방향을 향해 들판에서 외따로 떨어져 기도하고 있는 세 여인의 모습이다. 같은 공간에 있는 것 같지만 각각 위치한 주변 환경의 느낌은 제각각 달랐는데 제목을 보고 알게 되었다. 새벽, 정오, 일몰, 황혼 이라는 제목이었다.
엄마와 무슨 관계일까.
이 책은 인연이 있었는데 독서토론 책으로 선정되어 친구에게 빌려 다시 읽게 되었다.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로 이 책은 시작한다.
읽다보면서 느꼈는데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라는 말은 엄마를 잃어버린 지 시간이 오래 지났다라는 뜻에서 엄마를 잊고 지낸지 오래 되었다라는 뜻으로 바뀌는 느낌을 갖게 된다. 아직 초경도 하지 않았을 때 결혼하고, 네 아이를 낳고 자신을 지워가며 가정을 보살핀 엄마에 대해서 그리고 있다.
어머니는 오랫동안 아파왔고, 가족들은 그것을 모르고 지냈다. 어머니는 내색하지 않고, 온 몸을 희생하는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사실 이런 쪽으로는 쉽게 감을 잡지 못 하여서 감상문을 쓰기가 힘들 지경이다.
하지만 어머니의 실종으로 시작되어 어머니의 삶이 자신들을 만들어갔다는 것을 알게 되고, 큰 일부였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에는 큰 공감을 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진짜 공감이 아니기도 하다. 어머니의 부재로 완성되는 어머니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전에 읽었던 김정현의 <아버지>라는 책이 기억이 난다. 이 책은 너무도 감동적이어서 쉬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 당시 사회의 모습에 아버지의 희생이 크게 비쳐져 더욱 베스트셀러가 되기 쉬웠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확실히 작품성으로나 내용으로나 <아버지>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며칠 전 뉴스에서 미국에서도 <엄마를 부탁해>가 잘 팔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미국의 정서에도 한국의 어머니상이 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킬 수가 있는지 오히려 의문이 든다.
뉴욕에 넘어가 계신 김영하 작가의 <빛의 제국> 또한 번역되어 팔리고 있는데, 아무쪼록 한국소설이 세계적으로 좀 더 위상이 높아져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도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다른 원문의 소설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한국문학은 문학적으로도 뛰어나고 오히려 한글의 표현력 덕분에 더욱 탄력을 받는다고 생각을 한다. 번역했을 때 날라가는 것들이 아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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