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발달의 다름

2015. 11. 11. 07:15일상

유치원에서 만5세반을 운영하다보면 28명의 아이들이 제각각 28색 크레파스처럼 색이 다르다는 것을 매일 깨닫는다. 언어 영역을 보면 글씨를 자연스럽게 읽으며 내용까지 이해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글씨를 떠듬떠듬 읽는 아이부터 글씨는 이름만 읽는 아이까지 다양하다. 신체영역을 보면 몸은 크지만 정교함이 부족한 아이도 있는 반면 뛰는 걸 좋아하지만 자기 기분에 미쳐 앞을 안 보며 랄랄라 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은 집단으로 놀이할 때 주의해서 봐야한다. 십중팔구 부딪히기 때문이다. 미술 영역을 보자면 다양한 색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그려내는 아이가 있는 반면 한 가지 색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를 즐기는 아이들도 있다. 한 영역에서 뛰어남을 나타내는 아이가 다른 영역 모두에서 뛰어난 것은 아니다.
다만 생각해야 할 것은 그것이 그 아이의 본질이라는 것이고 그것을 인정하며 활동을 계획할 때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28명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은 힘들다. 모두의 흥미가 다르고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쉽진 않지만 활동 수준을 잘 조절하는 선생님이야말로 유아들에게 민감한 교사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유아가 있다.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면 어떻게 될까라고 물어보면 "선생님, 저 아까 바다 갔다와봤어요."라고 자신의 경험을 맥락없이 쏟아내는 유아가 있다. 어제 "너희들이 미래에 도구를 발명한다면 어떤 도구를 발명하고 싶니?"라고 물어보니 이 유아가 "요리를 하는 로봇이요."라고 대답을 하였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기특하기만 하다.
"어머니가 요리할 때 팔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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