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 『소년을 위로해줘』
2011. 6. 8. 21:57ㆍ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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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토론 모임을 2주간 쉬게 되었는데 토론모임을 할 때보다 책을 안 읽게 되었다.
그래서 도서관에 신청해 두었던 이 책을 대출해 읽게 되었다.
은희경씨 소설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새의 선물>이다. 이 책 역시 성장소설인데, <새의 선물>의 주인공 진희는 내면은 무척이나 성숙하였지만 보여지는 모습은 아이처럼 행동하고 다니는 아이이다. 은희경씨는 진희를 소재로 그 이후로도 많은 책을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소년을 위로해줘>의 주인공 연우는 남자답지 못한 소년이다. 그리고 연우는 '~답게'라는 말을 싫어한다. 그런 연우는 남들에게도 무엇을 요구하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의 친구 태수는 남성답지만 오히려 억눌린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런 태수와 연우는 베프가 된다. 아마도 태수는 연우를 이해할 수 있고 연우는 태수를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채영. 연우가 한 눈에 반한 그 여자아이. 그녀는 연우가 이사오기 전의 방 주인인 학교 선배와 어떠한 관계가 있었고, 연우는 채영과 관계가 발전하게 되지만 나중에 채영이 연우에게서 찾는 것은 그 방의 전 주인인 G-그리핀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선배였다는 것을 알아챈다.
그리고 채영에게 비춰지는 자신에 대해서 고민하고, 방황한다.
어른들은 이런 말을 한다.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남자가 된다고 말이다.
요새는 군대가 편해져서 그런 말도 잘 안 쓰는 모양이지만(혹은 나 혼자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군대를 다녀왔지만 아직 남자가 되었다고 느끼지는 못한다.) 어른들은 그런 말을 자주 한다. 아직도 그 통념은 통하는 사회이다.
난 그 이유가 참으로 궁금했었다.
주변 지인 중에 한 사람이 명쾌한 답변을 내놓은 적이 있는데 그 답변은 이렇다.
군대는 상명하복의 사회.
부조리가 만연하고 저항할 수 없는 권력을 이해할 순 없지만 순응하고 살아야 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전역하면 사회에서 권력에 굴복하는데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자신을 죽이고 세상의 통념을 따르며 권력에 굴복하며 살아가는 것이 어른이라니.
하지만 확실히 새내기 때의 나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하면 확실히 다르다. 지금의 새내기들과도 말이다.
어떤 면으로는 성숙했다고도 하고 어른이 되었다고 하기도 할 테지만 여전히 '~답게'라는 말을 싫어하는 나는 어른과 아이의 중간쯤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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