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라 에런라이크, 『긍정의 배신』
2011. 4. 24. 16:19ㆍ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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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독서토론 선정도서.
최근에는 늘 신간만 선정하는 터라 도서관에도 없는 책은 살 수 밖에 없게 된다. 게다가 안 읽으면 벌금까지 후덜덜 하다...
요새 시험이니 과제니 바빠서 남길 시간도 없었는데 저번 주 책은 <페어 소사이어티>라는 책이었다. 어떻게 공정한 사회를 구현할 것인가? 공정을 물어야 하는 부분과 어느 정도를 물어야 할 것인가? 같은 주제가 다뤄지는 책이었다.
이 책 역시 읽다보면 이전에 읽었던 <학벌은 왜 세습되는가?>와 같은 구조로 많은 사례를 제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두 작가 모두 미국의 저널리스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 사례들이 대부분 이 책이 주장하고자 하는 주제만을 포인팅하고 있어서 극단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자기계발 서적을 좋아하지 않는다.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사람됨을 인공적이고, 인스턴트식으로 가르치려 한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것 또한 자본주의의 산물이 아닌가 생각해서 자기계발 서적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비판하고 있는 책 중에는 <시크릿>과 <긍정의 힘>이 나온다. 둘 다 대히트를 친 베스트 셀러라고 알고는 있다. 하지만 저자가 이 책의 내용을 서술해 둔 것을 보면 진짜 사람들이 이런 얼토당토않는 소리를 믿는단 말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나는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두 책이 베스트셀러였기 때문에 <긍정의 배신>의 저자가 너무 극단적으로 비판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였다.
감명깊게 읽었다는 토론회원 중 한 명이 <시크릿>의 내용을 설명해 주었는데 책의 내용과 비슷했다. 일정 한도까지는 효과적일꺼라고 생각하지만 더 깊어지면 미친 사람 만드는 그런 책이라고 결론내려 버렸다.
사람들은 신비주의에 쉽게 현혹되고 무대책스러운 긍정적 사고에 쉽게 현혹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긍정주의는 자본주의의 근간이 된다고 한다. 내가 동의한 것은 신자유주의 사회에서는 긍정주의를 환호한다는 것이다. 대기업에서 구조조정을 하면서 직원들을 잘라낼 때 직원들이 긍정적 사고에 물들어 있는다면 해고에 대한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사고에 임하는 긍정적 사고는 그 원인이 모두 개인의 내면에 있기 때문이다.
'이 일은 좀 더 나은 일자리를 얻기 위한 기회야.', '이것은 또 다른 기회야.' 와 같은 합리화 말이다.
저자는 유방암을 겪었는데 유방암이 마치 축복이라도 된 듯한 수많은 사람들의 후기가 올라오고 커뮤니티가 결성되어 있다는 것에 경악한다. 유방암이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바꾸었다는 것과 같이 말이다. 대부분은 극복사례지만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사례는 나설 수가 없는 환경이 이미 조성되어 있다.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다면 긍정의 사람들은 그 사람을 도태시킨다.
긍정적 사고는 분명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긍정적'이라는 것이 '좋은' 이 될 수는 없다.
그리고 대학생들은 '긍정적 사고'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 사고'를 배워야 한다는 것에는 크게 동의한다.
무한도전을 보면서 무한긍정의 사나이 '노홍철'이 뜨는 것을 보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언제부턴가 긍정적 사고가 훌륭한 가치가 되어가고 있는 듯 한걸 보면 씁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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