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의 약속. 31개월.

2019. 1. 13. 22:48육아일기

승급시험을 앞두고 있어 놀아달라는 도은이에게 "아빠, 도서관에서 공부 금방하고 올게."라고 하고 엄마에게 관심을 돌린 후에 나왔다.

공부하다보니 도은이랑 텐트에서 같이 놀다가 내가 일하러 나오니 혼자 놀던 모습이 짠하게 생각이 나 2시간만 공부를 하고(사실은 공부가 귀찮아서지만) 집에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도은이가 하는 말이...
"아빠, 공룡책 어디있어요? 빌려왔어요?"라고 한다. "아빠는 도서관에 공부하러 다녀온거야. 도은이 책은 어제 빌렸는걸?"이라고 하니 도은이가 실망한 표정으로 "아빠, 도서관에서 공룡책 빌려와요."라고 다시 말한다. "아빠 들어오자마자 다시 나가라고 하는거야? 아빠 힘든데."라고 하니 더 큰 소리로 "아빠, 도서관에서 공룡 책 빌려와요!!"라고 하여 결국 다른 도서관 회원카드를 가지고 가서 공룡책을 빌려왔다.

공룡책이 참 좋은가보다... 어제는 사실 공룡책을 빌릴 시간이 부족하여 다른 책을 빌려왔는데 그닥 좋아하는 눈치는 아니다...

도은이가 저렇게 소리 친 이유를 나는 안다. 보통 토요일이 반납일이고 토요일인 어제 나가려는데 도은이가 도서관에 따라간다고 하여 말리고(미세먼지가 심각하게 나쁘다 하여) 병원까지 다녀와야 했기 때문에 도은이한테 무슨 책을 빌려올 지 미리 물어봤었다.
도은이는 공룡책을 빌려오라고 하였고 나는 나왔는데 병원을 다녀오고 철물점을 다녀오는 동안 시간이 생각보다 지체되어 도서관에서 대충 책을 골라서 빌려온 것이다. 돌아와서 도은이에게 책을 주니 좋아하지 않고 도은이가 "아빠, 공룡책 안 빌려왔어요?"라고 물어봐서 내가 "공룡책이 없더라. 다음에 아빠가 도서관 가면 꼭 빌려올게."라고 말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도은이가 도서관에 다녀온 나에게 오자마자 공룡책을 물어봤고 속상해 했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아내한테 했더니 "도은이 기억력 좋아. 그리고 아기랑 한 약속은 지켜야지."라고 말하는 것이다. 뭐, 나도 잘 지키려 하다가 못한 거지만 당연히 다음 반납일에 공룡책 빌려오려고 생각한 내 잘못이 있다.

저녁에 도은이가 공룡책을 열심히 읽고 잠자리에도 책 2권을 가지고 와서 "나는 책이 좋아요."라고 말하는 걸 보니 뿌듯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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